“우리, 언제 이렇게 멀어졌을까?” – 부부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

부부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진짜는 따로 있어요

“상담사님, 저희는 이제 대화도 없어요. 싸움도 없고요. 그냥, 무늬만 부부예요.”

많은 부부가 이렇게 말합니다. 갈등도 사라졌고, 감정도 없습니다. 처음엔 육아에, 일에 치여서 ‘잠시 미뤘던 대화’였는데, 어느 순간 서로의 하루에도 관심이 없어지고, 결국 ‘정서적으로 단절된 채 살아가는 사이’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상담실에서 참 자주 듣습니다. 특히 ‘아이 때문에’, ‘배려 때문에’, ‘서로를 이해해주고 싶어서’ 부부가 따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요. 하지만 그게 진짜 배려일까요?

 

왜 ‘함께 있는 시간’이 필요할까?

하버드대학교의 75년간 진행된 행복 연구(성인 발달 종단 연구, George Vaillant 등)에 따르면,

“행복한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돈도 명예도 아닌 ‘가까운 관계’의 질” 이라고 해요.

 

그 가까운 관계의 중심에 ‘배우자와의 관계’가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연결된 부부일수록 스트레스에도 강하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대감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일상을 함께 보내는 시간,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와 공감, 인정이 쌓일 때 비로소 ‘우리’라는 감각이 단단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의도’입니다

많은 분들이 “시간이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꼭 몇 시간씩 필요하진 않습니다. 같은 30분이라도, ‘의도를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한 공간에 있다고 해서 감정이 오가는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진짜 필요한 건 감정의 대화입니다.

“오늘 회사에서 상처받았어”, “너무 속상했어”, “요즘 네가 힘들어 보여” 같은 마음을 꺼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하고 감정에 공감하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반응이 따라오는 것. 이것이 부부 관계를 다시 연결하는 힘입니다.

 

cottonbro studio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6848271/

 

“남편도 힘드니까 취미는 좀 해야죠” 그 배려, 정말 괜찮은 걸까요?

현실에서 아내들은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남편이 회사 일에 지쳐 있는데 그 정도는 이해해야죠.”

남편도 이렇게 말합니다. “아내는 육아로 힘드니까, 그냥 혼자 쉬게 해줘야죠.”

이런 배려는 겉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서로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상태가 길어지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만의 취미 생활을 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관계의 틈이 생기고, 정서적 외도 혹은 실제 외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거, 알지만… 그럼에도 꼭 필요한 시간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저도 잘 압니다. 아이를 맡길 사람도 없고, 일이 너무 많고, 피곤해서 말도 하기 싫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일수록 오히려 더 의도적으로 부부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부부관계를 지켜주는 '백신'입니다. 꼭 거창하게 여행을 가거나, 둘이 똑같은 취미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를 조금 일찍 재우고, 하루 10분이라도 마주 앉아 차나 와인 한잔 하면서 오늘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시간. 그게 바로 ‘감정의 대화’고, 서로를 다시 연결시켜주는 끈인 것을 잊지 마세요.

 

https://youtu.be/Cpg3tgXybkY

 

 

후회는 늦습니다. 고장 나기 전에 돌보세요

상담실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듣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그냥 그 말, 들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그런 후회는 관계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문제가 터지기 전에, 관계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함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이건 선택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작은 노력으로 만드는 큰 변화

• 퇴근 후 10분만 서로의 하루를 묻는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 일주일에 한 번, ‘감정 나누기 데이’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 아이들을 재운 후, 불을 살짝 낮추고 차 한 잔 마시며 그냥 서로의 기분을 물어보세요.

그 작은 시간이 쌓여서 부부 사이의 정서적 온도를 올립니다. 그 온기가 바로 가정을 지켜주는 힘이에요.

 

마무리하며

관계가 멀어지고 나서야 후회하지 말고, 지금 손잡고, 바라보고, 이야기하세요.

행복한 부부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내는 사람들입니다.

 

그 여정을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행복 연구소’가 옆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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